대전 서구에서 작은 베이커리 카페를 준비하던 서윤아 씨는 김도현 씨에게 1억 2천만 원에 증축·방수 공사를 맡겼습니다. 김 씨는 서 씨에게 알리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방수 작업 일부를 이태성 씨에게 맡겼고, 장대비가 내린 뒤 천장에서 물이 새어 새로 설치한 조명과 천장 마감재가 망가졌습니다. 서 씨가 김 씨에게 보수를 요구하자 김 씨는 *“방수 작업은 다른 사람이 했으니 그쪽에 따져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도급업자의 실수로 공사에 하자가 생겼다면, 원도급인은 하자보수나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요?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직접 시공하기로 특별히 약속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사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수급인이나 다른 작업자의 잘못은 원칙적으로 수급인 자신의 잘못처럼 취급되므로, *“하수급인이 한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나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도급인이 하수급인의 투입에 동의했거나 동의가 전제된 경우라면, 수급인의 책임은 하수급인을 제대로 고르고 감독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수급인의 행위가 도급인에게 별도의 손해를 일으킨 경우에는 불법행위 책임도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757조에 따라 도급이나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수급인은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지만, 하수급인을 지휘·감독하는 관계라면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지휘·감독권이 있는 수급인의 사용자책임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하수급인이 하도급 공사를 조잡하게 시공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수급인도 하수급인과 연대해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타인에는 도급인도 포함됩니다. 하수급인이 실제 시공자라는 사정만으로 원도급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3. 5. 27.선고 92다48109판결; 민법 제757조; 민법 제756조; 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