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상가주택을 6억 8천만 원에 팔기로 한 매도인 최민석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받은 뒤, 잔금일을 앞두고 매매를 없던 일로 하고 싶어졌습니다. 최 씨는 받은 돈을 공탁하고 매수인 윤서진 씨에게 계약을 끝내겠다는 뜻을 알렸습니다. 윤 씨는 법원 공탁소에서 공탁금을 별다른 이의 없이 찾아갔고, 잔금 지급이나 소유권 이전을 더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매수인이 공탁금을 아무 말 없이 받으면, 매매계약도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된 걸까요?
합의해제는 양쪽이 기존 계약을 끝내기로 뜻을 모아야 성립합니다. 말로 분명히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계약 체결 뒤의 사정과 행동을 종합해 양쪽 모두 계약을 더는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묵시적 합의해제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을 한동안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사례처럼 매도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탁하고 계약을 끝내겠다는 뜻을 알린 뒤, 매수인이 그 돈을 이의 없이 수령한 사정은 계약을 더 진행하지 않기로 한 의사의 합치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금 수령만으로 언제나 계약이 끝나는 것은 아니므로, 이후 잔금 청구나 소유권 이전 요구가 있었는지 등 전후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공탁금 수령과 당사자들의 후속 행동을 함께 보아 합의해제 여부를 판단합니다.
참고: 대판 1998. 8. 21. 선고 98다17602 판결, 대판 1993. 7. 27. 선고 93다19030 판결, 대판 1979. 10. 10. 선고 79다1457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