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다세대주택에 살기로 한 박서연 씨는 임대인 한 씨와 보증금 2,700만 원으로 계약하면서 먼저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 당시 등기부에는 다른 이해관계인이 없었고, 두 사람은 곧 같은 집과 같은 보증금으로 임대차계약도 맺었습니다. 박 씨가 입주해 전입신고까지 마친 뒤 한 씨가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갔고, 박 씨는 배당을 받고도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박 씨는 전세권자로 배당을 요구한 뒤에도, 남은 보증금을 새 집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먼저 최우선순위 전세권을 설정하고, 그 뒤 등기부에 새로운 이해관계인이 없는 상태에서 같은 집·당사자·보증금으로 임대차계약을 맺어 대항요건까지 갖췄다면 두 지위를 함께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권리를 다른 권리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의 지위를 더 보강하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경매에서 전세권이 매각으로 소멸하더라도,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이 남아 있다면 그 범위에서 임차인 지위를 주장할 수 있고, 매수인에게도 이를 대항할 수 있습니다. 전세권 배당으로 보증금 전액을 받지 못했다면, 남은 금액에 대한 임차인 지위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전세권의 순위와 두 계약의 동일성, 대항요건 및 배당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10. 7. 26. 선고 2010마900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