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에 사는 이 씨는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결정을 기다리던 중, 채권자 박 씨가 집까지 찾아와 1,800만 원을 갚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압박하자 서명했습니다. 이후 면책결정이 확정됐지만, 박 씨는 각서를 내세워 계속 변제를 요구하고 집기류를 압류하겠다고 위협합니다. 이 씨는 면책을 기다리던 때 쓴 각서 한 장이 빚을 다시 갚아야 할 근거가 되는지 걱정합니다.
면책결정이 확정되기 전에 압박을 받아 쓴 각서 때문에 그 채권까지 면책되지 않는 걸까요?
면책결정은 법원의 공고 후 14일 동안 즉시항고가 없으면 확정되고, 확정된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면책되면 파산채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자는 통상적인 소송이나 강제집행으로 변제를 받아낼 수 없게 됩니다.
면책 확정 전에 기존 파산채권에 관해 각서를 썼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면책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서 작성을 허용해 면책을 무력화하면 채무자가 불안한 처지에서 개별 채권자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씨의 경우처럼 면책 확정 전 압박을 받아 쓴 각서가 있어도 원래 파산채권에는 면책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책 확정 뒤에는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면책된 채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도 새로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다시 채무를 부담했다면 그 약정의 효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지만, 채권자의 강요나 기망으로 서명했고 채무자에게 새로 얻은 경제적 이익도 없다면 각서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또 채권자가 면책 사실을 알면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 등의 방법으로 추심하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단순한 독촉만으로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면책 확정 전 강요받아 쓴 각서만으로 면책된 파산채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3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5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57조 제2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60조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