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에서 작은 정비소 부지를 사들인 박 씨는 매매계약을 마친 뒤 등기 이전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등기를 하기 전, 매도인 강 씨의 채권자가 부지에 가압류등기를 해 두었고 박 씨는 그 뒤에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박 씨는 그곳에서 정비소를 운영하며 20년 넘게 점유했지만, 2025년 법원 경매개시 통지서를 받고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으니 가압류에 기초한 경매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20년 넘게 직접 점유했다면, 그 전에 설정된 가압류를 취득시효로 없애고 경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해 등기까지 마친 사람이 자기 부동산을 점유하는 경우, 그 점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시효의 기초가 되지 않습니다. 이미 등기명의인이 소유권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라는 사실상태를 권리로 높여 보호하거나 소유권 입증의 어려움을 덜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 씨처럼 기존 가압류보다 나중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소유자가 그 부담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자기 부동산을 점유했다는 사정만으로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안에서는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가압류에 기초한 경매개시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습니다. 자기 소유 부동산을 오래 점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선행 가압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89. 9. 26. 선고 88다카2657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