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가을, 중개사 김 대표의 소개로 임차인 윤서진 씨는 가상의 새봄지구 상가에 보증금 3,500만 원, 월세 130만 원으로 3년간 임대차계약을 맺고 꽃집을 열었습니다. 임대인 한도윤 씨는 계약 당시 곧 대형 식품관이 들어서 상권이 커질 거라고 홍보했지만, 식품관 입점은 무산되고 인근에 더 큰 복합상가가 문을 열면서 점포 공실이 이어졌습니다. 매출이 크게 줄자 윤 씨는 매출자료와 공실 사진을 모아 앞으로 낼 월세를 낮춰 달라는 서면 요구를 보냈지만, 한 씨는 계약서에 적힌 월세를 바꿀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상권이 예상과 달리 형성되지 않아 영업이 어려워졌다면, 임차인은 월세 감액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세금·공과금 등 임차건물의 부담이나 경제사정이 달라져 차임 등이 적정하지 않게 된 경우, 당사자가 장래에 대해 증액이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법령상 1년 제한과 9% 상한은 임대인의 증액 청구에 관한 것이므로, 임차인의 감액 청구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월세를 올릴 수 있고 임차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약정처럼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매출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월세가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상권 변화가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그 결과 약정한 월세를 계속 내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감액 청구가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효력은 판결이 난 날이 아니라 청구한 때부터 생길 수 있고, 재판 밖에서 한 청구도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영업 부진만 호소하기보다, 임대차 당시와 달라진 사정 및 그로 인한 불균형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4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5조, 「민법」 제628조 및 제652조,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31163, 31170 판결,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 대법원 1974. 8. 30. 선고 74다112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