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 다세대주택을 빌린 박 씨는 계약서에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는 포괄적인 특약을 넣었습니다. 장마철 어느 저녁, 주방 벽에 금이 벌어지고 벽 안의 급수관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습니다. 배관공은 벽 일부를 뜯어 세대 내 급수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임대인 최 씨는 특약을 이유로 박 씨가 고치라고 답했습니다.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는 특약이 있으면, 벽 속 급수관 교체처럼 큰 수리도 임차인이 책임져야 할까요?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임차인에게 돌리는 특약이 있더라도, 수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보통은 일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작은 파손의 수리에 한정됩니다. 건물의 주요 부분을 크게 손보거나 기본 설비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까지 임차인의 몫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런 수선은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따라서 벽을 뜯고 급수관을 교체해야 하는 이 사안에서는 박 씨가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포괄적인 수리 특약만으로 대규모 수선까지 임차인 책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