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외곽의 작은 과수원 땅을 두고 매도인 최 씨와 매수인 박 씨가 3억 2천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특약에는 잔금 지급 뒤 해제 제한과 매도인이 해제할 때 잔금의 배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함께 들어갔지만, 박 씨는 잔금일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최 씨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 통지를 하자 박 씨는 *“특약상 해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맞섰고, 중개사 김 대표는 문구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게 됐습니다.
이 특약은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약정일까요?
법정해제권을 미리 배제하기로 하는 합의 자체는 가능하지만, 채무불이행이 있어도 계약을 해제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런 합의가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엄격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계약서 문구만 떼어 보지 않고, 문구의 앞뒤 관계와 약정의 경위·목적, 당사자의 의사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사안과 비슷한 문구에서 법원은 ‘잔금 지급 후 해제할 수 없다’는 부분과 ‘매도인이 해제하면 잔금의 배액을 지급한다’는 부분을 함께 읽었습니다. 문맥상 이는 통상적인 계약금 배액 상환으로 매도인이 계약을 깨는 것을 제한하면서도, 별도의 약정해제권을 둔 취지로 볼 수 있을 뿐,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매도인의 법정해제권까지 배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약에 해제 제한 문구가 있어도, 법정해제권까지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대판 2006. 11. 9. 2004다22971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5336, 5343 판결, 대법원 2001. 2. 27. 선고 99다2357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