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생활용품 매장 여덟 곳을 운영하던 한결유통은 부가가치세 1억 3천만 원을 체납한 채, 그중 세 곳의 점포를 새봄리테일에 넘겼습니다. 새봄리테일은 점포 시설과 영업권 등을 인수했지만 직원 전원을 고용하지는 않았고, 계약서에는 세금은 한결유통이 부담한다고 적었습니다. 세무서가 한결유통의 재산만으로 세금을 걷기 어렵다고 보자, 새봄리테일은 인수 점포가 적자를 내고 있다며 부과처분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점포의 일부 시설과 직원만 넘겨받고 계약서에 세금 부담을 따로 정했더라도, 인수 회사가 체납세금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질 수 있을까요?
국세기본법 제41조 제1항은 사업을 넘겨받은 사람이 일정한 경우 양도인의 체납세금 중 부족액을 부담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책임은 인수한 사업의 가액을 한도로 하고, 여러 사업장이 있다면 인수한 사업장과 관계된 세금에 한정됩니다. 시행령상 사업양수인인지는 사업장별로 사업에 필요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는지를 살펴 판단합니다.
법원은 ‘포괄 승계’가 모든 자산과 직원을 예외 없이 넘겨받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권리·의무와 영업상 지위를 이어받았다면, 일부 자산이나 직원이 제외됐거나 세금 부담을 별도로 약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양수인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인수 동기가 채권 회수였거나 점포가 적자·폐점 상태였다는 사정도, 이미 사업상 지위를 승계했다면 결론을 바꾸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봄리테일이 세 점포를 독립된 사업단위로 넘겨받아 기존 영업의 동일성을 유지할 정도로 승계했다면, 양도인의 재산으로 충당되지 않는 관련 체납세금에 대해 인수 사업가액 한도에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세금 부담 조항만으로 세무서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국세기본법 제41조 제1항,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2조,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누 8304 판결, 대법원 1990. 8. 28.선고 90누189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