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람동의 한 오피스텔을 보증금 1억 2천만 원에 빌린 임차인 한유나 씨는 계약한 지 한 달쯤 지나 건물 관리인에게서 바로 그 호실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던 사실을 들었습니다. 임대인 서민호 씨는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계약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유나 씨는 그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지 통보를 했습니다.
임대인이 알리지 않은 과거 사건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만큼 중요한 사실일까요?
거래 상대방이 어떤 사정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상 그 사정을 미리 알려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알리지 않은 행위는 기망으로 평가될 수 있어 계약 취소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임대차처럼 계속되는 계약은 계약을 취소하는 대신 장래를 향해 계약관계에서 벗어나기를 원할 때, 사정에 따라 신의칙에 따른 해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은 살인사건이 발생한 오피스텔이라는 사실을 계약 체결 전에 알려야 할 중요한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임대인이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모든 과거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그 사실의 중대성과 임차인이 계약 여부를 달리했을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아 계약하지 않았을 사정이라면, 임대차계약의 해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0. 11. 23. 선고 2010가소21999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