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외곽의 다세대주택 ‘솔바람빌’은 토지와 건물을 스물한 명이 나눠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열네 명은 지인의 대출을 보증하며 자신들의 토지 지분에만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대출 연체 뒤 경매에서 매수인 정민호 씨가 해당 지분을 취득했습니다. 정 씨가 건물 철거를 요구하자, 주민들은 건물을 계속 사용할 법정지상권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토지 지분 일부가 경매로 넘어간 경우, 건물 소유자들은 법정지상권을 내세워 철거를 막을 수 있을까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토지와 건물이 한 사람 소유였다가 매매나 경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건물을 철거하기로 한 약정이 없다면 건물을 계속 이용하도록 인정되는 권리입니다. 다만 토지와 건물이 여러 사람의 공유이고 토지 지분 일부만 담보로 제공됐다가 경매된 경우에는 다릅니다.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면 토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다른 공유자의 몫까지 부담을 지우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은 민법상 법정지상권에도 적용되고, 집합건물의 토지 지분 일부만 경매로 넘어간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토지와 기존 건물에 공동저당권을 설정한 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었다면, 새 건물에 토지 저당권과 같은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 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의 쟁점만 보면, 건물 소유자들이 법정지상권을 내세워 철거 청구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다41771, 41788 판결;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5756 판결 등; 대법원 2003. 12. 18. 선고 98다4360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9. 04. 선고 2011다7303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