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상가에서 작은 빵집을 운영하던 임차인 박 씨는 경기 악화로 가게를 접고, 집기와 재고를 모두 반출했습니다. 임대차계약이 끝난 뒤에도 임대인 최 씨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자 박 씨는 가게 열쇠를 보유한 채 보증금 반환을 기다렸고, 점포는 셔터가 내려진 빈 상태로 남았습니다. 최 씨는 박 씨에게 계약 종료 후 점포를 계속 점유했다며 임료 상당액과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계약을 중개한 김 대표는 현장을 확인하고, 박 씨가 폐업 이후 점포를 영업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가게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점유만 유지했어도 임료 상당액이나 손해배상을 내야 할까요?
부당이득은 점포를 계속 점유했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계약 종료 후 점유했더라도 점포를 영업에 사용하거나 수익을 얻지 않았다면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임차인의 점포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서로 맞물려 이행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이 동시이행 관계를 이유로 점유하고 있고,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거나 현실적으로 지급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 점유를 불법점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점포를 실제로 사용했거나 임대인이 보증금을 지급할 준비를 갖춰 이행을 제공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폐업 뒤 사용·수익이 없었는지, 보증금 반환의 이행 제공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다6497 판결, 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다카2407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