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도시 별내동, 새봄아파트 옆에는 디자인전문대와 학생들이 많이 사는 원룸촌이 있습니다. 원룸촌 학생들은 학교로 가는 길이 짧다며 아파트 정원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새로 내달라고 했고, 축제철이면 늦은 밤 단지 안을 오가는 학생도 늘었습니다. 아파트 가장자리에는 공도로 이어지는 녹지 띠가 있지만, 학생들은 그쪽으로 길을 만들면 공사비가 더 든다며 단지 안 지름길을 요구했습니다.
공도로 이어지는 다른 길이 있는데도 아파트 단지 안에 새 통행로를 내줘야 할까요?
주위토지통행권은 자기 토지에서 공도로 나갈 통로가 없어 토지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통행로의 위치와 폭은 필요한 정도에 그쳐야 하며, 통행을 허용해야 하는 토지의 소유자에게 손해가 가장 적은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주변 토지의 지형과 이용 상황, 통행으로 얻는 이익과 부담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주거지역에서는 주민의 평온과 안전을 해치는 일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단지 안을 지나는 길이 가장 짧더라도, 가장자리 녹지를 통해 공도로 나갈 수 있다면 그 경로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녹지 경로에 추가 공사비가 든다는 사정만으로 단지 안 통행로가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219조,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3다18661판결
가장 짧은 길보다, 필요한 통행과 주변 거주자의 피해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