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씨는 주방 설비업자 서 씨에게 설비 대금 2,400만 원을 나눠 갚기로 하고, 강제집행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정증서를 작성했습니다.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돈이 들어오지 않자 서 씨는 소송부터 제기하는 대신, 공정증서를 근거로 한 씨의 예금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신청했습니다. 한 씨는 *“판결도 없는데 바로 집행할 수 있느냐”*며 놀랐습니다.
강제집행은 언제나 판결이 확정된 뒤에만 할 수 있을까요?
강제집행은 확정판결만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고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힌 공정증서는 판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에 사용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성립한 화해나 청구의 포기·인낙을 조서에 적은 경우에도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고, 조정 역시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또 다른 길도 있습니다. 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가집행 선고가 붙은 제1심 종국판결이 있으면 항소심 판결이 나기 전 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판결이 확정됐는지만이 아니라, 해당 서류가 법에서 정한 집행권원인지와 집행 요건을 갖췄는지입니다. 유효한 집행권원이 있다면 판결 확정 전이나 별도 판결 절차 없이도 강제집행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 민사소송법 제220조(화해, 청구의 포기ㆍ인낙조서의 효력), 제29조(조정의 효력), 제24조(강제집행과 종국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