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작은 상가를 보던 서민아 씨는 중개사 한지우 씨를 통해 매도인 장태호 씨와 매매를 협의했습니다. 장 씨가 대출 상환을 서둘러야 한다며 먼저 돈을 부탁하자, 서 씨는 가계약금 4,000만 원을 보냈고 약정서에는 8일 안에 본계약을 쓰며 매수인이 이행하지 못하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대출이 거절돼 서 씨가 본계약을 진행하지 못하자, 장 씨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으니 가계약금은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문구만으로 매수인이 가계약금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가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기로 한 위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려면, 약정 문구뿐 아니라 계약을 하게 된 경위와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살펴 매수인이 계약을 어기면 돈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점이 명백해야 합니다.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표현만으로는 그 약정이 분명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매수인에게 별도의 위약금 약정이 없고 매도인에게만 위약금 조항이 있더라도, 형평을 이유로 매수인에게 같은 위약금 의무를 새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위약금 약정이 성립했더라도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할 수 있고,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은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그 감액을 미리 주장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구만으로 서 씨가 가계약금 반환청구를 포기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반환 여부는 약정 전체와 계약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다40765 판결, 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9095 판결, 민법 제398조 제1항, 민법 제398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