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씨는 윤도현 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도현 씨가 가진 유일한 재산인 충북의 작은 과수원 땅을 배우자 서은정 씨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실제 매매대금이 오가지 않았는데도 매매를 한 것처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민호 씨는 도현 씨를 대신해 은정 씨에게 등기말소를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소장에는 은정 씨가 도현 씨가 아니라 민호 씨에게 직접 말소등기를 해 달라고 적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면서, 등기말소 절차를 채무자가 아닌 자기에게 직접 이행하라고 청구해도 될까요?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지키기 위해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제도입니다. 일신에 전속한 권리는 대신 행사할 수 없지만, 이 사안의 등기말소청구권은 그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 당사자끼리 짜고 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될 수 있으나, 그 무효를 선의의 제3자에게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자기 앞으로 직접 급부하라고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등기말소가 채권자 앞으로 이뤄지더라도 그 실질적인 효과는 채무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안의 전제처럼 이전등기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면, 민호 씨가 은정 씨에게 자기에게 직접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청구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다만 채무자가 대위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판결의 효력이 채무자에게 미칠 수 있습니다. 등기신청에 관해서도 판결을 얻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고, 채무자 등이 대위소송 사실을 안 경우에는 그들도 승소판결에 따라 신청할 수 있다는 등기예규가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404조 제1항; 민법 제108조; 대법원 1995. 4. 14. 선고 94다58148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다9945 판결; 판결 등 집행권원에 의한 등기의 신청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등기예규 제1214호 2007. 11. 26. 개정.
대위청구의 급부를 채권자에게 직접 하라고 청구해도, 그 효과가 채무자에게 귀속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