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골목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임차인 윤서진은 임대인 정민호와 보증금 6천만 원의 상가 임대차계약을 맺으며 보증금반환채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기로 약정했습니다. 계약이 끝나기 전, 윤서진은 거래처 강태훈에게 그 채권을 양도하고 정민호에게 내용증명으로 알렸지만, 며칠 뒤 양도 통지를 철회한다는 우편을 다시 보냈고 강태훈의 동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서미라의 가압류와 노정우의 압류·추심명령까지 정민호에게 송달되자, 정민호는 보증금을 누구에게 지급해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채권양도 통지가 철회된 뒤 가압류와 압류까지 겹쳤다면, 변제공탁과 집행공탁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채권양도의 효력이나 철회 여부가 불분명해 채권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고, 그 채권에 압류까지 들어왔다면 두 가지 공탁 사유가 함께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임대인은 채권자불확지를 원인으로 하는 변제공탁과 압류를 이유로 하는 집행공탁을 함께 하는 혼합공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변제공탁은 채권양수인에 대해, 집행공탁은 압류채권자 등에 대해 각각 효력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채권양도와 압류가 겹쳤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탁은 공탁자가 사정을 살펴 자신의 책임과 판단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또 공탁서에 채권자불확지 취지를 빠뜨리고 집행공탁 근거만 적으면 변제공탁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공탁 원인과 근거를 구분해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양도와 압류가 경합했다면, 두 공탁 사유를 모두 검토하고 공탁서에도 각각의 취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487조 후단;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 대법원 2008.1.17. 선고 2006다56015 판결; 대법원 2005.05.26. 선고 2003다1231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