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소형 상가를 판 김 대표는 매수인 박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해줬지만, 약속한 잔금 8천만 원은 끝내 받지 못했습니다. 중개사 이 실장과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하던 날, 박 씨의 채권자 최 씨가 잔금 미지급 상태에서 상가를 가압류한 사실을 알게 됐고, 김 대표는 박 씨에게 계약해제를 통보한 뒤 최 씨에게 가압류를 풀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매매계약을 해제하면, 먼저 가압류한 매수인의 채권자에게도 가압류 해제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계약을 해제하면 당사자 사이에는 원상회복 의무가 생기지만, 그 효과로 이미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제3자는 해제된 계약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고, 등기나 인도 등으로 권리를 갖춘 사람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의 책임재산이 된 부동산을 가압류한 채권자도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가압류는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묶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나중에 부동산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전하기 때문입니다. 또 가압류권자가 계약이 해제될 가능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더라도, 해제 전에 취득한 권리에는 달리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김 대표는 박 씨와의 계약을 해제할 수는 있어도, 그 해제의 효과를 최 씨에게 주장해 가압류를 풀라고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해제와 가압류 해제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참고: 민법 제548조 제1항,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다60229 판결,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3다33004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5774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