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다가구주택 주인 한 씨는 가등기담보등에관한법률 시행 전에 지인 오 씨에게 5,000만 원을 빌리며, 당시 시가 8,000만 원가량인 건물에 담보 목적의 가등기를 해줬습니다. 변제기가 지나도 돈을 갚지 못하자 오 씨는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쳤고, 이후 11년 동안 재산세와 수리비를 내며 건물을 관리했습니다. 최근 한 씨가 채무를 갚고 등기를 돌려달라고 하자, 오 씨는 “오래전부터 내 건물처럼 관리했다”며 거절했습니다.
본등기 뒤 오랫동안 채권자가 건물을 관리했더라도, 채무를 갚으면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법률 시행 전에 담보 목적으로 가등기를 했다가 변제기 뒤 본등기까지 마쳤더라도, 채무를 갚지 않으면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채권자에게 넘어간다는 별도의 약정이 없다면 본등기는 정산을 전제로 한 담보로 볼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본등기만 마쳤다고 소유권을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것은 아니며, 부동산의 적정한 가치를 평가하고 채무액과 정산한 뒤 남는 돈을 돌려주거나 부족액을 알리는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정산이 끝나기 전이라면 변제기가 지난 뒤에도 채무자는 채무를 갚고 가등기와 본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오랜 기간 세금 등을 내며 소유자처럼 행동했거나 채무자가 한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산이 끝났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한 씨가 채무를 변제했고 오 씨가 정산절차를 마쳤다는 사정도 없다면, 한 씨는 담보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오랜 점유·관리만으로 담보 부동산의 소유권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다38113 판결;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62 판결;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1900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469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