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오민석 씨는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인 1994년, 사정이 있어 과수원 소유권을 지인 한도윤 씨 명의로 이전해 두었습니다. 실명등기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도 등기를 바로잡지 못한 두 사람은 최근 합의해 소유권을 돌려놓기로 했고, 중개사 김 대표에게 등기 절차를 물었습니다.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 신청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김 대표는 다른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도 명의신탁을 해지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이라도 정해진 유예기간 안에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않았다면,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는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등기 신청 자체가 법률상 허용되기 어려운 경우라면 등기관이 이를 각하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법률이 과징금을 부과받은 명의신탁자에게 자기 명의로 등기하라고 정한 것도 공법상 의무를 부과한 것입니다. 그 조항이 무효가 된 명의신탁 약정을 되살리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수탁자를 상대로 등기를 청구할 새로운 사법상 권리를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 사례처럼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2자간 등기명의신탁이라면, 소유권은 원래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탁자가 협조하면 기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고, 협조하지 않으면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 말소 청구에 갈음해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는 방법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 해지’가 아니라 ‘원래 내 소유권의 회복’을 근거로 접근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5140 판결; 대법원 1997. 5. 1. 자 97마384 결정;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6다30921 판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민법 제21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