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의 단독주택에 사는 한 씨는 맞은편에 18층 아파트가 들어선 뒤 낮에도 거실 조명을 켜야 할 만큼 햇빛이 줄었다고 느꼈습니다. 겨울이면 집 앞 보행로의 얼음도 늦게 녹았고, 중개사 이 대표에게 집을 내놓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시공사는 건축 기준을 지켰다며 별도 조치를 거절했습니다.
건축법 위반이 없더라도, 한 씨는 환경권을 근거로 일조 피해에 대한 배상이나 방해 제거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헌법과 환경정책기본법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선언하고 있지만, 그 규정만으로 곧바로 사인에게 방해 제거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따라서 한 씨가 환경권만을 근거로 일조 방해의 제거를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 제거·예방 청구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은 별도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건물의 일조 방해가 사회통념상 이웃이 참아야 할 한도, 즉 수인한도를 넘었는지가 핵심입니다. 피해 정도와 지역의 성격,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지, 공법상 규제를 지켰는지, 당사자 사이의 협의 과정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건축 기준을 지켰다는 사실만으로 민사상 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창밖 조망이 막히거나 답답해진 피해도 단순히 불쾌하다는 이유만으로 결론 나지는 않습니다. 창문과 거실의 구조, 가해 건물과의 거리·높이, 조망 차단 정도, 지역의 건물 현황과 건축 경위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집값 하락 주장 역시 아파트 신축과의 인과관계 및 실제 손해를 뒷받침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환경권만으로 바로 청구할 수는 없지만,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 피해라면 민법상 책임을 따져볼 수 있습니다.
참고: 헌법 제35조 제1항, 환경정책기본법 제6조 제1항, 민법 제214조, 민법 제217조, 민법 제750조, 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판결, 대법원 2006. 6. 2. 자 2004마1148, 1149 결정, 대법원 1999. 7. 27. 선고 98다47528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4다54282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72058 판결, 대법원 2014.02.27. 선고 2009다4046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