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작업실을 빌려준 한서윤 씨는 임차인 문태호 씨에게 보증금 4,500만 원, 월세 120만 원으로 계약했습니다. 문 씨는 월세를 3년 넘게 밀렸지만, 한 씨는 보증금으로 나중에 정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 계약을 바로 끝내지 않았고, 계약 종료 뒤에는 미납 월세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삿짐을 내놓은 작업실 앞에서 문 씨가 “3년보다 오래된 월세는 시효가 끝났다”고 맞서자, 중개사 윤 실장은 보증금 정산 내역을 다시 살폈습니다.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난 월세도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을까요?
월세 지급채권에는 원칙적으로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또 임대차가 계속되는 동안 임대인은 보증금에서 연체 월세를 충당할지 선택할 수 있으므로, 월세가 밀렸다는 이유만으로 보증금에서 자동 공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이 월세 연체를 알면서도 보증금으로 나중에 정산할 생각으로 계약을 유지하고, 임차인도 보증금이 연체 월세를 담보한다고 여기며 임대차를 이어온 사정이 있다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당사자 사이에 장차 보증금에서 미납 월세를 공제하기로 한 묵시적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된 월세도 민법 제495조를 유추 적용해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시효가 지났더라도, 연체 상태로 임대차를 계속한 사정에 따라 보증금 공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정산 범위는 계약 유지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5다459, 466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49608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민법 제163조 제1호; 민법 제49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