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 다세대주택이 경매에 나오자 강민호 씨는 매각물건명세서를 살펴봤습니다. 임차인 윤서 씨의 주민등록 전입일이 ‘미상’으로 적혀 있었지만, 강 씨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아닐 거라 생각해 2억 500만 원에 입찰했습니다. 매각허가결정이 난 뒤 대금을 내기 전, 윤서 씨가 강 씨에게 담보권 설정일보다 앞선 전입 사실이 담긴 자료와 임대차계약서를 보여 주자 강 씨는 난감해졌습니다.
전입일이 ‘미상’인 집을 낙찰받은 뒤 선순위 임차인이 확인되면, 대금 납부 전 매각허가결정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법원은 경매개시 뒤 집행관에게 부동산의 점유 관계와 임대차 보증금 등을 조사하게 하고, 매각물건명세서에 점유자와 점유 권원 등 매수 희망자가 알아야 할 사항을 담아 공개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입찰자가 권리관계를 살펴보고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따라서 선순위 임차인의 주민등록 관련 기재가 빠져 매수 희망자가 중요한 권리관계를 알기 어려웠다면, 매각물건명세서의 중대한 흠이 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이런 흠이 매각불허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미상’이라는 표시만으로 임차인의 대항력 유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전입 시점과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구제 시점도 중요합니다. 매수가격을 신고한 뒤 매각허가결정 전이라면 매각불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매각허가결정 후 대금 납부 전이라면 그 결정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는 이 절차로 매각불허가나 허가결정 취소를 구할 수 없습니다. 그 이후의 손해배상 책임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별도로 판단됩니다.
‘전입일 미상’을 ‘대항력 없음’으로 읽지 말고, 대금 납부 전에 사실관계와 대응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85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105조, 민사집행법 제121조 제5호, 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135조, 대법원 1995. 11. 22.자 95마1197 결정, 대법원 1998. 8. 24.자 98마1031 결정, 2003. 4. 25. 선고 2002다7007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