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를 두고 강민호에게 돈을 빌려준 윤서진은, 강민호가 매도인 이도현에게 갖고 있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압류했습니다. 이후 다른 채권자 박서윤이 강민호를 대신해 이도현을 상대로 등기이전 소송을 냈지만, 이도현은 소송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가압류 사실도 법정에서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강민호 앞으로 등기가 된 뒤 아파트는 다시 다른 매수인에게 넘어갔고, 윤서진은 회수할 길이 막힐까 걱정하게 됐습니다.
이도현이 가압류 사실을 주장하지 않아 등기가 넘어간 경우, 윤서진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등기이전청구권을 가압류해도 부동산 자체가 가압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압류를 받은 이도현은 강민호에게 임의로 등기를 넘겨서는 안 되고, 등기이전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강민호가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어 이를 막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도현은 소송에서 가압류 사실을 주장하고 가압류 결정문으로 입증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압류는 법원이 알아서 살펴야 하는 사항이 아니라 당사자가 주장해야 하는 항변입니다. 따라서 법원이 먼저 가압류 여부를 물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제3채무자가 고의나 과실로 소송에 응하지 않거나 가압류 사실을 내세우지 않아, 가압류 해제를 조건으로 하지 않은 판결이 확정되고 등기가 이전된 뒤 다시 제3자에게 넘어가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청구에서는 제3채무자의 고의·과실뿐 아니라 손해와 그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도 살펴야 합니다.
가압류 사실을 알면서도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면, 제3채무자에게 배상을 청구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압류만으로 제3자 명의의 등기를 곧바로 말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2615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3다55012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963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