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온군의 한 임야에 할머니 묘를 모셔 온 서윤 씨는 당시 토지소유자 장 씨에게 허락을 받고 묘를 설치했습니다. 몇 해 뒤 큰비로 산비탈이 무너지면서 봉분이 훼손됐지만, 가족은 유골을 수습해 같은 자리에 묘를 다시 정비했습니다. 이를 본 장 씨가 “예전 묘는 사라졌으니 새 묘는 허락한 적 없다”며 이장을 요구했습니다.
유골을 수습해 기존 묘를 다시 정비했다면, 토지소유자의 이장 요구에 따라야 할까요?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설치한 분묘에 관한 권리는, 존속기간을 따로 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분묘를 수호·관리하고 분묘가 존속하는 동안 유지될 수 있습니다. 산사태로 봉분이 무너졌더라도 유골이 남아 기존 분묘를 되살릴 수 있고 멸실이 일시적인 경우라면, 권리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서윤 씨의 경우도 기존 묘의 원상회복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다면, 그 권리가 유지된다는 점을 들어 이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유골이 남아 기존 묘를 복구한 것이라면, 곧바로 ‘새 묘’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다4411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