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문정호 씨는 납품업체와 카드사에 갚을 돈이 가진 재산보다 많은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한 부동산인 작업장 건물에 새 업체 대표 한도윤 씨 앞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고 1억 4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한 씨는 기존 납품 거래처와 장비 사용권도 넘겨받았지만 별도 대가는 없었고, 문 씨는 받은 돈을 채권자 변제보다 급한 운영비에 사용했습니다. 뒤늦게 등기부를 확인한 채권자 이수진 씨는 건물의 담보 여력이 줄어든 것을 알고 중개사 김 대표에게 이 거래가 문제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채무가 재산보다 많은 사람이 유일한 부동산에 전세권을 설정하고 전세금을 받으면, 채권자를 해치는 행위로 볼 수 있을까요?
전세권이 설정되면 전세권자는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어, 일반채권자가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의 담보가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주요 재산에 전세권을 설정해 전세금을 받았더라도, 그 돈으로 채권자들의 변제자력을 회복하려 한 것이 아니고 영업상 가치까지 별도 대가 없이 넘긴 사정 등을 종합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문 씨처럼 채무초과 상태에서 핵심 부동산에 전세권을 설정하고 받은 돈을 채권자 변제에 쓰지 않은 경우, 사해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전세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동담보가 회복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7다212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