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시가 발주한 작은 도서관 신축공사를 맡은 수급인 대표 한도윤 씨는 계약상 준공일이 11월 30일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공정이 계획보다 늦어지자 담당 공무원은 개관 일정을 이유로 준공일을 10월 20일로 앞당기라고 요구했고, 한 씨는 계약을 유지하려고 그 일정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여건상 공사를 그때까지 마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11월 12일 준공한 뒤 서린시는 앞당긴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한 지체상금을 공사대금에서 빼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려운 단축 준공일에 동의했다면, 그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한 지체상금을 모두 받아들여야 할까요?
지체상금은 계약상 이행이 가능한데도 수급인의 책임으로 늦어진 경우에 문제 됩니다. 공공공사에서는 관련 법령이 지체상금 부과와 산정 기준을 정하고, 실제 계약에서는 당사자 사이에 정한 지체상금 발생 기준일이 중요합니다.
다만 발주기관이 일방적으로 준공일을 크게 앞당기고 수급인이 공사계약을 유지하려고 어쩔 수 없이 따랐다면, 단축된 날짜를 기준으로 한 지체상금을 전부 인정하는 것이 언제나 정당한 것은 아닙니다. 공정률, 남은 공사량과 공사에 필요한 기간을 따져 단축 일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부실공사를 강요하는 수준이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판례의 취지는 단축 합의 중 완공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최소 기간에 해당하는 지체상금 부분은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며, 지체상금 전액이 자동으로 면제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라서 서린시가 공사대금에서 지체상금을 공제하더라도, 한 씨는 단축 지시의 경위와 실제 공정, 준공에 필요한 기간을 근거로 공제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단축 준공일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과도한 지체상금 공제를 모두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5940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다13992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 판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1항, 동법 시행규칙 제7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