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외곽에서 공방을 운영하던 박도현 씨는 자신이 소유한 땅과 건물 중 오래된 공방 건물만 이수진 씨에게 7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계약서에는 지상권 설정이나 건물 철거에 관한 내용이 없었고, 몇 달 뒤 토지를 넘겨받은 최민석 씨가 수진 씨에게 건물을 비우고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상권 약정이 계약서에 없어도 건물 소유자는 철거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까요?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처음에는 한 사람 소유였다가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건물을 철거하기로 한 약정이 없다면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박 씨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다가 건물만 이 씨에게 팔았고 철거 특약도 없다면, 지상권 설정 조항이 계약서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정지상권은 계약으로 설정하는 지상권과 달리 법률상 인정되는 권리로, 별도의 설정등기 없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과거 소유관계와 소유권이 갈라진 경위, 철거 약정 유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철거 특약이 없다면, 지상권 조항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철거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09다6205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