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가상 다세대주택을 2억 4천만 원에 사기로 한 박 씨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잔금을 약정일보다 일주일 늦게 마련했습니다. 집값이 오른 뒤 매도인 이 씨는 계약서의 자동해제 조항을 내세워 잔금 수령을 거부했는데, 이 씨는 약정일에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해 박 씨에게 알린 적이 없었습니다. 중개사 정 대표는 계약이 이미 끝난 것인지 확인해 달라는 박 씨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잔금이 약정일보다 늦었더라도 매도인이 등기 서류를 준비해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은 자동으로 해제된 걸까요?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로 맞바꾸어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자동해제 조항이 있더라도, 매도인이 등기이전 서류를 준비해 매수인에게 알리는 등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보이고 매수인을 이행지체에 빠뜨려야 약정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계약이 자동해제될 수 있습니다. 매수인이 날짜를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기한을 여러 차례 어긴 뒤 새로운 날짜를 정해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확약하고, 다시 어기면 계약이 자동으로 끝나는 데 동의한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실효된 계약도 당사자들이 다시 살리기로 합의할 수 있지만, 그 뒤 변경된 조건을 다시 어기면 부활한 자동해제 약정에 따라 계약이 다시 실효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이 씨가 등기 서류를 준비해 알리지 않았고 별도의 확약 등 특별한 사정도 없다면, 박 씨가 잔금을 늦게 마련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자동해제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씨가 계속 잔금 수령을 거부한다면 박 씨는 변제공탁과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동해제 조항이 있어도, 매도인의 이행제공 여부와 당사자 사이의 별도 약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505 판결, 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1다110128 판결,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456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71930, 7194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