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의 소형 창고를 2억 4천만 원에 산 임차사업자 박 씨는, 매도인 최 씨의 채권자 이 씨가 매매를 사해행위로 취소해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자 최 씨에게 매매대금 상당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최 씨는 그 채무를 갚겠다며 박 씨와 소비대차계약을 맺고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했고, 박 씨는 최 씨 명의로 돌아온 창고에 강제경매를 신청했습니다. 중개사 한 대표가 서류를 정리하던 중, 이 씨는 공정증서까지 만든 것이 채권자들을 해치는 행위라며 경매를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갚아야 할 돈을 소비대차계약과 공정증서로 정리하고 경매를 신청한 것도 사해행위가 될까요?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재산을 줄여 채권자들이 함께 변제받을 기반을 부족하게 만들거나, 이미 부족한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행위입니다. 이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언제 생기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취소된 매매로 넘겼던 재산의 소유권이 채무자에게 돌아오면 반환청구권이 생긴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채무를 갚는 것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요구할 수 있는 변제입니다. 따라서 채무자와 채권자가 통모해 다른 채권자들을 해치려 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채무를 갚기 위한 소비대차계약 자체를 곧바로 사해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공정증서도 이름이나 형식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작성 행위가 실질적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줄였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기존 채무의 변제 목적만으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며, 공정증서는 실질적인 책임재산 감소 여부가 관건입니다.
참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1. 12. 선고 2010가합12775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1497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