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에서 작은 제과공방 건물을 지은 서진 씨는 시공업자 태호 씨와 하자담보책임기간을 2년으로 약정했습니다. 준공 후 2년 4개월이 지나 지붕 가장자리가 처지고 빗물이 새기 시작했고, 점검 결과 설계도에 적힌 스테인리스 배수로 대신 얇은 아연도금 자재가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재 납품 기록과 현장 대화 내용에는 태호 씨가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도 있었지만, 서진 씨에게 알린 흔적은 없었습니다.
약정한 2년이 지났더라도, 시공업자가 알고 숨긴 자재 변경으로 생긴 하자라면 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670조는 하자 보수나 손해배상 청구 등에 일정한 기간을 두지만, 건물 등 공작물의 하자에는 제671조가 별도로 적용되어 재료에 따라 인도 후 5년 또는 10년의 담보책임기간을 정합니다. 대법원은 건물 수급인의 담보책임에는 제670조의 1년 기간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당사자가 담보책임기간을 2년으로 줄여 약정했더라도 언제나 그 약정만으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공업자가 하자를 알고도 알리지 않았고,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사정이라면 민법 제672조의 취지를 유추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재 변경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고 그로 인한 손해가 약정기간이 지난 뒤 나타난 경우에는, 시공업자가 알고 고지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합니다.
2년 약정이 지났더라도, 알고 알리지 않은 숨은 하자라면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재 변경 사실과 시공업자의 인식·미고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670조, 민법 제671조 제1항, 민법 제672조;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44242, 44259 판결;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1903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