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의 오래된 상가주택을 가진 강명자 씨는 치매가 심해져 부동산 처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조카 오수진 씨는 명자 씨가 작성한 위임장으로 상가주택을 정태욱 씨에게 4억 8천만 원에 팔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이후 상태가 호전된 명자 씨는 매매 사실을 알고, 위임장에 서명할 당시 자신이 어떤 권한을 넘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며 등기 말소를 요구했습니다.
위임장을 작성할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매수인에게 넘어간 소유권이전등기를 되돌릴 수 있을까요?
의사능력은 사람의 정신 상태를 일률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법률행위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을 맡기는 일은 서명이나 일상적인 말뜻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그 위임의 법률적 의미와 결과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명자 씨가 위임장을 작성할 당시 그 의미를 이해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되면 위임은 효력이 없습니다. 그러면 수진 씨에게 명자 씨를 대신해 부동산을 팔 권한이 없으므로, 매매는 명자 씨에게 효력이 없고 그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무효가 되어 말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임장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유효한 대리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