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서 무대 커튼을 만드는 이 대표는 공연기획사 대표 정 씨와 암막 커튼 40장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정 씨가 난연 원단을 사흘 안에 보내기로 했지만 납품일이 지나도록 원단은 도착하지 않았고, 이 대표는 추가로 재봉사를 고용한 데다 다른 주문도 거절한 상태였습니다. 이 대표는 재봉틀을 세팅하고 바로 작업할 수 있다고 알렸지만, 정 씨는 원단을 구하는 중이라며 기다려 달라고만 했습니다.
상대방이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보내지 않아 작업이 멈췄다면, 제작자는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계약상 일을 하려는 쪽이 실제로 일을 시작할 준비를 갖추고 이행을 제공했는데도, 상대방이 필요한 협력을 하지 않아 이행이 막혔다면 상대방에게 채권자지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준비만 해 두었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행 내용을 갖춘 현실제공이나 구두제공이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채권자지체가 인정되면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지출 내역과 상대방의 지연 사이의 관련성을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단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공급을 최고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의 성질상 정해진 시기를 놓치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거나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별도의 최고 없이 해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 청구는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원단 공급과 작업 착수 준비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정 씨에게 이행할 기한을 정해 서면으로 최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달증명부 내용증명우편 등으로 최고 사실과 도달 여부를 남기면 이후 분쟁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준비 사실을 기록하고, 기한을 정해 최고한 뒤, 손해 자료를 모으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다79013 판결, 민법 제400조 내지 제403조, 민법 제390조, 제393조, 민법 제544조, 민법 제545조 내지 제546조, 민법 제55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