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에서 단독주택을 지은 윤서현 씨는 몇 년 뒤 이웃 박도현 씨가 의뢰한 경계측량 결과를 듣고 당황했습니다. 마당 끝 담장 안쪽 약 14㎡가 박 씨가 매수해 등기한 땅에 포함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현 씨는 집을 살 때 담장을 경계로 알았고, 박 씨는 측량 결과를 근거로 그 부분을 비워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장 담장을 경계로 알고 땅을 샀더라도, 측량상 이웃 땅으로 확인된 부분을 돌려줘야 할까요?
판례는 토지가 지적공부에 한 필지로 등록되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의 범위와 경계는 지적공부를 기준으로 정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매매 당시 담장이나 경계석을 실제 경계로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매매 당사자들이 지적공부상 경계를 떠나 현장 경계에 맞춰 땅을 사고팔기로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적도를 만드는 과정의 기술적 착오로 경계가 잘못 표시되었거나, 당사자들이 실제 경계를 기준으로 거래하기로 한 사정 등 특별한 경우에는 실제 경계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접 토지 소유자 등 이해관계인들이 실제 경계를 지적공부상 경계에 맞추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 이후에는 지적공부상 경계에 따라 토지 범위가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서현 씨와 박 씨 사이에 그런 특별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박 씨의 토지로 측량된 부분을 인도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장 경계가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소유권 경계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다71522, 71539 판결; 대법원 1996. 7. 9. 선고 95다55597, 55603 판결;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497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