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를 임차한 정우 씨는 사실혼 관계인 은지 씨와 함께 입주했지만, 은지 씨만 새 주소로 전입신고를 하고 정우 씨는 종전 주소를 그대로 두었습니다. 몇 달 뒤 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근거로 경매가 시작되자, 근저당권자는 정우 씨가 직접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임차인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살고 있는데, 주소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의 권리를 잃는 건지 막막해졌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만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도 임차인의 대항력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대항력 요건인 주민등록은 임대차가 있다는 사실을 제3자가 알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입니다. 반드시 임차인 본인의 주민등록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 또는 점유보조자의 주민등록도 임대차를 알리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에 대해서도 지방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주거 안정 취지, 임차인 사망 시 가정공동생활을 한 사실혼 배우자가 임대차상의 권리·의무를 승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제3자가 법률혼 여부를 쉽게 알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차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실혼 배우자가 점유보조자라면 그 배우자의 주민등록도 대항력의 요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지방법원 판결이며, 이 쟁점에 관한 대법원의 명시적 판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공동생활과 점유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합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전입신고가 임차인의 대항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해당 판결은 지방법원 판결이라는 점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9조;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20957 판결;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다30338 판결; 대법원 1994. 6. 24. 선고 94다3155 판결; 전주지방법원 2007. 8. 17. 선고 2007가단112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