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건물을 소유한 임 씨는 어느 날 등기부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딸 서연이 아버지의 위임장과 매매 관련 서류를 위조해 지인 민호에게 건물을 넘기고, 민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것입니다. 서연과 민호는 둘 사이에서는 건물의 실제 주인이 서연이라고 약속했지만, 임 씨가 건물 앞에서 등기부를 내밀자 두 사람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실제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서류를 위조해 자기 명의가 아닌 사람 앞으로 등기했다면, 그 사람도 부동산실명법상 명의신탁자로 처벌되거나 과징금을 낼까요?
부동산실명법상 명의신탁자는 부동산 물권을 실제로 보유하거나 취득하려는 사람, 즉 실권리자여야 합니다. 그 실권리자가 다른 사람과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그 사람 이름으로 등기하게 한 경우 과징금이나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건물의 실권리자는 임 씨입니다. 서연은 임 씨의 서류를 위조해 건물을 처분한 사람일 뿐, 민호와의 내부 약정만으로 건물의 실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제시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서연을 부동산실명법상 명의신탁자로 보아 그 법에 따른 과징금이나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서류 위조 등 별도의 책임 문제와는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명의신탁 규정의 대상은 ‘등기 명의를 정한 사람’이라는 사정만이 아니라 실권리자인지로 판단합니다.
참고: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제2호, 제5조 제1항 제1호, 제7조 제1항 제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