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창고업자 김우진은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도 이천의 소형 창고 부지를 윤서진에게 팔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윤서진은 창고를 계속 사용했지만, 김우진의 채권자 한미라가 그 매매를 사해행위라며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냈고, 최근 법원에서 취소 판결이 확정된 뒤 경매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경매 통지서를 본 윤서진은 20년 넘게 점유했으니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사해행위로 매매가 취소된 뒤에도 소유자로 남는 수익자가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사해행위 취소의 효력은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취소 판결이 있어도 부동산은 여전히 수익자 소유이고,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되어 강제집행을 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부취득시효는 자기 소유 부동산을 점유하는 경우까지 인정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적법하고 유효한 등기로 이미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부동산을 점유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점유를 취득시효의 기초로 삼을 수 없습니다. 소유명의가 있는 사람에게 사실상태를 권리관계로 끌어올려 보호하거나 소유권 증명의 어려움을 덜어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윤서진은 사해행위 취소 뒤에도 소유자로 남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자기 소유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근거로 등기부취득시효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소유권은 남더라도, 등기부취득시효로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3다2063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