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소형 인쇄소를 접은 한지우 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과 사업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파산·면책을 신청했습니다. 아파트가 경매된 뒤 한 씨는 담보대출이 모두 정리된 줄 알고 채권자목록에서 그 대출을 뺐지만, 신용카드 채무는 같은 은행 이름으로 적었습니다. 또 사업자금 대출기관인 새봄기금은 목록에 빠지고, 예전에 보증 상담을 받은 다온보증보험이 대신 적혔는데, 면책 확정 뒤 은행은 경매 배당 후 남은 대출금을 청구하고 새봄기금은 소송을 냈습니다.
담보대출이 다 갚힌 줄 알고 빠뜨린 은행 채무와, 대출기관 이름을 잘못 적은 사업자금 채무도 면책될까요?
면책이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파산채권을 갚을 책임은 사라지지만, 채무자가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채권자목록에 적지 않은 채권은 면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무 자체를 몰랐다면, 그 사실을 몰랐던 데 과실이 있더라도 곧바로 비면책채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락된 채무의 성격과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 빠뜨린 경위와 객관적 자료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은행 대출의 경우, 한 씨가 경매 배당으로 빚이 모두 갚혔다고 믿어 남은 채무가 있는 줄 몰랐고, 은행은 신용카드 채권자로 파산 절차를 알게 된 사정이 있다면 면책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은행에 파산선고 사실이 알려졌는지, 한 씨가 잔액을 알고 있었는지는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새봄기금 대출은 채권자 이름을 잘못 적었더라도 대출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면 누락에 과실이 있어도 면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새봄기금이 파산 사실을 몰라 면책 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면책을 주장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목록에 잘못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면책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고, 채무를 알고 있었는지와 채권자가 파산 사실을 알았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908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