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창고를 운영하는 정민호 씨는 서유진 씨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둔 상태에서 채권자 김태식 씨의 강제경매를 맞았습니다.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된 뒤 서 씨는 가등기에 기초해 본등기를 마쳤고, 등기부상 소유자는 서 씨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정 씨는 처음 가등기를 한 이유가 매매예약이 아니라 빌린 돈의 담보였다고 주장했고, 서 씨는 매매예약에 따른 권리라고 맞섰습니다. 경매법원 게시판 앞에서 새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한 김 씨는 경매개시등기도 곧바로 말소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가등기권자가 경매 중 본등기를 마치면, 경매개시결정등기는 언제나 직권으로 말소될까요?
가등기에 기초해 본등기를 하면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 순위에 따릅니다. 따라서 가등기가 소유권이전청구권을 보전하는 순위보전가등기라면, 그 뒤에 기입된 경매개시결정등기는 가등기권리자의 권리와 양립하기 어려워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가등기 뒤에 마쳐진 가압류등기의 직권말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가등기가 실제로는 돈을 빌려주며 설정한 담보가등기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담보가등기에는 청산절차와 이해관계인에 대한 통지 등이 필요하므로, 등기관이 형식적인 심사만으로 경매개시등기를 직권말소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가등기의 성격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도 등기관이 그 다툼을 실질적으로 판단해 말소 여부를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본등기 사실만이 아니라 가등기가 순위보전용인지 담보용인지입니다. 그리고 가등기보다 먼저 마쳐진 일정한 등기까지 함께 말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등기법은 본등기 순위와 직권말소 절차를 정하고 있으며, 말소된 권리의 등기명의인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도록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10. 3. 19. 자 2008마1883 결정; 대법원 2010. 4. 15. 자 2007마327 결정; 부동산등기법 제91조; 부동산등기법 제92조; 등기예규 제1063호 2002. 11. 1. 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