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의 다세대주택을 임차한 박 씨는 보증금 5,200만 원을 내고 입주한 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쳤습니다. 등기부에는 이미 한빛은행의 채권최고액 3,500만 원짜리 포괄근저당권이 있었고, 몇 달 뒤 집주인 강 씨는 같은 은행에서 1,800만 원을 신용대출로 빌렸습니다. 강 씨가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은행은 후속 신용대출도 근저당권으로 담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씨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춘 뒤 생긴 신용대출도 기존 포괄근저당권의 담보 범위에 들어갈까요?
포괄근저당권은 계약에 따라 나중에 생긴 채무까지 담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계약서에 장래의 여러 채무를 담보한다고 정한 경우, 추가로 발생한 연대보증채무나 신용카드채무도 담보 범위에 포함된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다만 금융기관이 미리 인쇄해 둔 약관에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그 문구대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이 이뤄진 경위와 관행, 채권최고액과 각 채무액의 관계, 다른 담보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결과 당사자가 실제로는 특정 대출만 담보하려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면, 포괄 문구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박 씨 사안도 후속 신용대출이 근저당권의 담보 범위에 포함되는지는 계약 문구만이 아니라 설정 당시의 사정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포괄근저당이라는 이름만으로 후속 대출의 우선변제 여부가 자동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2430 판결;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256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