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정동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강민재 씨는 주방기기 납품업체 해솔기계에 물품대금 8,400만 원을 갚지 못했습니다. 해솔기계와 강 씨, 회사 채권관리 직원 오유진 씨는 상가에 담보가등기를 하면서 오 씨 이름을 쓰기로 했지만, 등기부상 채권자는 해솔기계이고 과거 일부 변제금도 회사 계좌로 들어갔습니다. 가등기가 회사 동의 없이 말소된 뒤, 강 씨는 매물 상담을 위해 중개사 김서진 씨에게 등기사항증명서를 내밀며 직원 이름만 빌린 가등기였으니 무효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채권자인 회사가 아닌 직원 이름으로 설정한 담보가등기, 회사와 채무자의 합의만 있으면 유효할까요?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봅니다. 다만 제3자 이름으로 담보가등기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명의신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채권자·채무자·명의자 사이에 제3자 명의 사용에 관한 합의가 있고, 그 제3자에게 채권이 실제로 귀속되었거나 채무자가 제3자에게도 유효하게 갚을 수 있는 관계라면 가등기가 유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 씨가 해솔기계 직원이라는 사실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가등기 설정의 경위와 당사자들의 의사, 오 씨가 실제 변제를 받을 권한이 있었는지, 강 씨가 오 씨에게 갚아도 채무가 소멸하는 구조였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이런 실질적 권리관계 없이 오 씨 이름만 빌린 것이라면 가등기는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큽니다.
판단의 열쇠는 등기명의가 아니라, 제3자에게 채권이 실질적으로 귀속됐는지입니다.
참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64478, 64485, 64492 판결;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다50484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50055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6994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