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가람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윤서진 씨와 이웃들은 1981년부터 마을 보를 통해 약 6헥타르의 논에 물을 대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상류 농지를 산 강태호 씨가 하천관리관청의 허가를 받아 새 보를 설치한 뒤, 하류 수로에 들어오는 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윤 씨가 중개사 오민석 씨와 함께 오래된 수로도면과 관개 기록을 살피며 보 철거를 요구했지만, 강 씨는 허가받은 시설이라며 거절했습니다.
상류의 새 보가 허가를 받았더라도, 하류 농민들이 보 철거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공유하천 주변에서 농업 등을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시설도 설치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그 인수나 시설로 하류의 용수권을 방해하면 하류 이용자는 방해 제거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농업용 보를 이용해 오랫동안 관개해 온 경작자에게는 필요한 범위의 용수권이 인정될 수 있지만, 그 권리는 종래 관개해 온 몽리면적을 넘어서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상류 이용자가 농지 관개에 필요한 한도 안에서 물을 끌어간 것이라면, 그 결과 하류에 물이 부족해졌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하류의 용수권을 침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하천수 사용 허가도 중요한 사정이지만, 허가만으로 기존의 용수권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기존 용수권의 범위와 새 보로 인한 실제 방해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하류 농민은 오래된 이용 사실과 방해 정도를 입증해 청구할 수 있지만, 상류의 허가나 하류의 물 부족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231조 내지 제234조, 하천법 제50조 제1항, 대법원 1977. 7. 12. 선고 76다527 판결, 대법원 1968. 1. 23. 선고 66다1995 판결, 대법원 1977. 11. 8. 선고 77다1064 판결, 대법원 1972. 3. 31. 선고 72다78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6다1300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