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 대여금 담보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둔 김민준 씨는, 임대인 이성호 씨가 임차인 박은지 씨에게 보증금 800만 원으로 아파트를 임대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경매가 곧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보증금과 확정일자를 갖춰 최우선변제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실제로 경매가 진행되자 박 씨가 먼저 배당받는 내용의 배당표가 작성됐고, 김 씨는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경매가 임박한 사실을 알면서 임대인과 짜고 소액 보증금 계약을 맺은 임차인도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소액임차인 보호는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지만, 그 제도를 이용해 선순위 담보권자가 받아야 할 돈을 줄이려는 경우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임차인이 경매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면서 임대인과 공모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한 사정이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소액임차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계약의 경위와 당사자들의 목적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합니다. 배당에서 최우선변제를 받은 경우에는 배당이의 등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1. 10. 선고 2015가단214120 판결
소액임차인 여부는 보증금 액수만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과 경위까지 살펴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