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상가 리모델링을 맡긴 김서윤 씨는 시공사 대표 박민재 씨와 공사 지연이 20일을 넘으면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었습니다. 공사 중 집중호우로 진입도로가 무너져 시청 담당자 한유진 씨가 현장 통행을 막았고, 복구가 늦어지면서 공사가 24일 멈췄습니다. 김 씨는 계약을 해제하고 지연 손해를 청구했지만, 박 씨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고 맞섰습니다.
불가항력으로 공사가 늦어져도 계약을 해제한 김 씨는 박 씨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는 약정이 있다고 해서, 그 사유가 생기면 상대방이 언제나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51조는 계약 해제·해지가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손해배상에는 원칙적으로 상대방의 고의나 과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박 씨에게 고의·과실이 없고 계약에 무과실 손해배상 약정도 없다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내용과 체결 경위, 거래관행 등을 살펴볼 때 불가항력으로 인한 지연까지 시공사가 책임지기로 한 특별한 사정이 드러난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 해제권과 손해배상 책임은 따로 판단하며, 무과실 책임은 계약에서 분명히 정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참고: 민법 제551조, 민법 제390조 단서,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