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가 중개사 김 대표의 손을 거쳐 임대인 최 씨의 조카에게 넘어갔습니다. 아파트에는 은행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먼저 설정돼 있었고, 그 뒤 임차인 박 씨가 보증금 1억 5천만 원에 입주해 전입신고를 했지만 확정일자는 받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조카에게 소유권을 넘기며 매매대금 일부를 기존 채무와 상계하고, 조카는 남은 대금 대신 근저당채무와 박 씨의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했으며, 후순위 근저당권은 말소했습니다.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을 청구할 때, 박 씨의 보증금도 부동산 가액에서 공제해야 할까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면서 재산을 처분하면 채권자는 그 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원상회복 범위는 원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였던 부분을 기준으로 정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1항, 제407조).
부동산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면, 그 피담보채무를 빼고 남는 가치만 공동담보에 해당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처분 뒤 후순위 근저당권이 말소됐더라도, 원래 공동담보가 아니었던 가치까지 되살려 배상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해 대항력을 갖췄더라도, 임차권보다 앞선 근저당권이 있고 경매에서 임차보증금이 소멸할 처지라면,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이나 소액임차인의 우선변제권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보증금은 배상액에서 공제하지 않습니다. 이 사례처럼 확정일자가 없고 소액임차인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제하면, 박 씨의 보증금은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가액배상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는 임차보증금 채권에 우선변제권이 있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7다28819, 28826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다4004 판결; 대법원 2001. 6. 12. 선고 99다51197, 51203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민법 제406조 제1항; 민법 제407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