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아파트를 소유한 정우 씨는 이혼소송에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아내 수진 씨가 걸어 둔 부동산 가압류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정우 씨가 위자료 전액을 갚은 뒤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자, 중개사 김 대표는 등기사항증명서에서 가압류를 확인했습니다. 수진 씨는 매매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거니 이 가압류가 계속 담보가 되겠죠?”*라고 물었습니다.
위자료를 모두 변제한 뒤에도 기존 가압류를 재산분할청구권을 위한 가압류로 바꾸어 쓸 수 있을까요?
가압류는 특정한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하는 조치입니다. 따라서 그 권리가 변제로 없어졌다면 가압류를 계속 유지할 사정이 달라진 것이므로, 채무자는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은 가압류 이유가 소멸하거나 사정이 바뀐 경우를 취소 신청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자료청구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이 어느 정도 같은 청구의 바탕을 갖더라도, 위자료를 받기 위해 설정한 가압류를 별개의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는 데 돌려 쓸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위자료를 전액 변제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가압류는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는 사정변경에 해당합니다. 가압류는 처음 보전하려던 권리가 사라졌다고 해서 다른 권리의 담보로 자동 전환되지 않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대법원 1994. 8. 2. 선고 93므125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