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강원도 새림군에서 임야를 관리하던 한민호 씨는 할아버지의 묘역 주변 토지를 정리하다가, 사촌 형 한석진 씨 앞으로 특별조치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등기의 근거가 된 보증서에는 할아버지가 석진 씨에게 토지를 팔았다고 적혀 있었지만, 보증인 고 씨는 “매매 현장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석진 씨도 매매는 아니었다고 인정하면서 구두로 증여받았다고 주장해, 민호 씨는 등기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보증서에 적힌 매매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등기의 추정력은 바로 사라질까요?
특별조치법에 따라 마친 등기는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쳤고 실제 권리관계에도 맞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말소를 청구하는 쪽이 그 추정을 뒤집을 주장과 증거를 내야 합니다. 다만 보증서나 확인서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증명이 이뤄지면 추정력은 번복될 수 있고, 법관이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할 정도까지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등기명의인이 보증서에 적힌 매매가 사실이 아니라고 인정하더라도, 다른 원인으로 권리를 얻었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한다면 그 사실도 살펴야 합니다. 그 주장이 특별조치법을 적용할 수 없는 시기의 취득을 내세우거나, 내용이 지나치게 막연하거나 명백히 허구인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매가 아니었다는 인정만으로 등기의 추정력이 곧바로 깨지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 내세운 취득 원인 역시 다른 자료를 종합해 사실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지 판단합니다.
핵심은 보증서의 허위 여부뿐 아니라, 등기명의인이 새로 주장하는 취득 원인까지 함께 따져 보는 것입니다.
참고: 대법원 2001. 10. 12. 선고 99다39258 판결; 대법원 2001. 11. 22. 선고 2000다71388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