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의 가상 마을에서 펜션을 지으려던 박 씨는 중개사 김 대표를 통해 최 씨의 임야 1,100㎡를 1억 8천만 원에 매수했습니다. 계약서에는 펜션 부지로 쓸 계획이 적혀 있었지만, 측량을 해 보니 땅의 절반 이상이 급경사여서 옹벽을 세우고 땅을 고르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씨는 이 정도 공사 부담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매계약을 끝내고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묻습니다.
건축을 위해 산 땅이 경사 때문에 사실상 건축하기 어렵다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매대금과 관련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매매 목적물의 하자는 단순히 눈에 띄는 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땅이 통상 기대되는 성질을 갖추지 못했거나, 당사자가 예정하거나 보증한 용도로 쓸 수 없는 경우도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건축 목적으로 산 토지에 법률상 제한이나 장애가 있어 그 목적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하자 때문에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를 계약을 맺게 된 이유, 당사자들이 알고 있던 사정, 땅의 상태와 하자의 정도, 보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등을 종합해 매수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례처럼 펜션 건축에 큰 공사가 필요하고, 그 비용과 시간이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넘어 사실상 건축이 어렵다고 볼 만하다면 해제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매도인은 받은 매매대금을 돌려줘야 하고, 매수인이 토지를 취득하면서 지출한 세금이나 법무사 비용 등도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반환·배상 범위는 지출 내역과 계약 전후의 사정에 따라 살펴봐야 합니다. 핵심은 경사면 자체보다, 그 상태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입니다.
참고: 민법 제580조, 제575조 제1항; 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대법원2010. 9. 9. 선고 2010다2762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