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있는 다세대주택을 두고 한수진 씨는 매수자금 2억 3천만 원을 댔고, 매매계약과 등기는 지인 서도윤 씨 명의로 진행했습니다. 매도인 강 씨는 두 사람 사이의 약정을 몰랐고, 수진 씨는 매수 뒤 그 집에 거주해 왔습니다. 등기명의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알게 된 도윤 씨가 퇴거를 요구하자, 수진 씨는 자신이 낸 돈을 돌려받을 때까지 집을 비워줄 수 없다며 유치권을 주장합니다.
매수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채권으로 이 다세대주택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유치권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물건과 관련해 발생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어야 하고, 불법행위로 점유를 시작한 경우에는 유치권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던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명의신탁자는 부동산 자체의 소유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수탁자에게 건넨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권리를 가질 뿐입니다. 대법원은 이 반환청구권이 부동산 자체에서 생긴 채권도, 부동산 반환청구권과 같은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서 나온 채권도 아니므로 유치권의 요건인 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수진 씨는 매수자금 반환채권을 이유로 다세대주택에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참고: 민법 제320조, 민법 제321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