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원주에서 작은 단독주택을 지은 임대인 최 씨는 최근 임차인에게 집을 넘기기 전 측량을 했다가 담장 안쪽 벽 일부가 이웃 박 씨의 땅을 침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최 씨 소유 대지는 68㎡인데 주택 1층 바닥면적은 79㎡였고, 측량 결과 11㎡가 경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 씨가 침범 부분을 비워 달라며 사용료도 요구하자, 최 씨는 “오래 점유했으니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습니다.
20년 넘게 건물 일부가 이웃 땅을 차지해 왔다면, 그 부분도 점유취득시효로 취득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부동산을 20년간 소유할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한 경우, 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점유자는 소유 의사로 선의·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건축 당시 상황에 따라 그 추정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판례는 경계 확인을 소홀히 해 이웃 땅을 침범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소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침범 규모가 통상적인 시공 오차를 넘어 상당하다면, 건축주가 공사 당시 경계 침범을 알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침범 부분을 자기 소유라고 여기며 점유했다고 보기 어려워 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대지 면적보다 주택 바닥면적이 더 크고, 침범 면적도 11㎡에 이릅니다. 이러한 사정이라면 최 씨가 건축 당시 침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어, 20년 넘게 점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시효취득을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점유 기간만 볼 것이 아니라, 건축 당시 침범을 알았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민법 제197조 제1항,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078 판결